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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감동의 기록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예술을 지키는 자, 예술에 지켜지는 자하루에도 수천 명이 드나드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세계 최고 수준의 명화들이 전시된 그곳에는 수많은 관람객이 있지만,정작 작품 옆에 묵묵히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관심이 없습니다.그들은 보통 ‘경비원’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이죠.『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바로 그 무명의 경비원이자 저자 패트릭 브링리가자신의 10년간의 근무 경험을 통해 써 내려간 미술관과 삶, 그리고 예술에 관한 따뜻한 고백입니다.단순한 직장 에세이도, 미술 비평서도 아닌 이 책은예술과 삶이 만나는 지점에서 생겨나는 조용한 울림과 통찰을 선물합니다.삶이 흔들릴 때, 미술관으로 들어가다패트릭 브링리는 원래 *뉴요커(New York.. 2025. 6. 30.
역사는 살아 있다 –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우리는 역사라는 단어를 참 많이 사용합니다.“역사적인 날이다”, “역사가 반복된다”, “역사 앞에 당당하자” 등의 표현처럼‘역사’는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와 미래까지 관통하는 무게감 있는 단어입니다.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요?단순히 과거의 사실 나열을 ‘역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혹은 역사는 ‘객관적 진실’이어야만 할까요?E.H. 카는 그의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이러한 질문을 정면으로 다룹니다.그는 역사가 ‘객관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라 말합니다.이 책은 단순히 역사학의 입문서를 넘어,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역사란 단순한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E.H. 카는 “역사란 과.. 2025. 6. 30.
불안과 언어, 두 세계의 연결 – 불안 & 우리는 결국 문장이 된다 우리는 현대 문명의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존재입니다.불안은 우리의 내면을 잠식하며, 언어는 그 안에서 나를 드러내는 도구로 자리합니다.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은 현대인의 지위 불안을 분석하고,방송인이자 작사가 김이나의 『우리는 결국 문장이 된다』는 언어가 삶과 밀접한 이유를 탐구합니다.이 두 작품은 각기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자아’와 ‘타인’, ‘내면’과 ‘외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불안 속에서도 진정한 나를 찾고, 언어로 세상과 연결되는 법을 배우도록 안내합니다.1. 불안 – 비교와 실패, 외부 기준이 우리를 흔들다알랭 드 보통은 『불안』에서 ‘지위 불안(status anxiety)’을 중심 개념으로 제시합니다.우리는 끊임히 남과 비교하고, 사회적 기준에 미달했다는 .. 2025. 6. 29.
불안 – 알랭 드 보통, 현대인의 영혼을 들여다보다 불안은 언제부터 우리의 마음을 잠식했을까?언제부터 우리는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기 시작했을까?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그의 책 『불안(Status Anxiety)』을 통해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다가간다.이 책은 현대인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불안, 특히 **‘지위 불안’**에 대해 철학, 역사, 문학, 예술을 넘나들며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분석한다.‘불안’이라는 감정, 왜 이렇게 우리를 힘들게 할까?이 책의 핵심은 **‘지위 불안(status anxiety)’**이라는 개념이다.이는 우리가 사회적 인정, 성공, 자산, 명예 등 외부의 기준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며 느끼는 불안이다.우리는 어떤 순간에 불안을 느끼는가?시험 결과를 받아들 때, 친구의 성공.. 2025. 6. 29.
지구 끝의 온실 – 멸종과 희망의 경계에서 피어난 서사 기후 재난, 팬데믹, 디스토피아.이 단어들은 이제 더 이상 영화나 책 속의 허구가 아니다.우리는 이미 그런 세계의 문턱에 서 있다.**『지구 끝의 온실』**은 그런 현실과 상상 사이의 경계에서 시작한다.김초엽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멸종 이후의 지구, 그리고 그 안에서 여전히 살아가는 생명과 인간의 이야기를 그려낸다.이 작품은 단순한 환경 SF를 넘어,기억, 생존, 관계, 그리고 희망에 대해 말한다.붕괴 이후, 생태계의 침묵소설은 **‘녹색폐허’**라는 미지의 재난에서 시작된다.그 재난은 순식간에 지구의 생태계를 무너뜨린다.숲은 사라지고, 바다는 썩고, 식물은 죽어간다.인간은 ‘더스트’라 불리는 미세 입자 감염을 피해격리구역과 실내 온실 속에 몸을 숨긴다.그러나 김초엽은 이 디스토피아를 단지 암울하게 묘.. 2025. 6. 28.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 하루만 기억되는 사랑의 기적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란 무엇일까.그리고 그 사랑이 하루만 지속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일본 작가 이치조 미사키의 베스트셀러 소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하루가 지나면 사랑했던 기억이 사라지는 소녀와, 그 소녀를 사랑하게 된 소년의 이야기다.이 작품은 단순한 청춘 로맨스를 넘어, 사랑의 의미, 기억의 소중함, 존재의 흔적에 대해 고요하게 질문을 던진다.‘선행성 기억상실증’ – 특별한 설정이 만든 특별한 이야기이 작품의 중심에 있는 설정은 **‘선행성 기억상실증(anterograde amnesia)’**이다. 이는 새로운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잠에서 깨면 전날 있었던 일을 모두 잊게 된다.주인공 마오리는 바로 이 병을 앓고 있다.그녀는 .. 2025.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