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 말하지 못한 마음이 쌓인 그곳, ‘비밀글’ 속 진짜 나
요즘 청소년 소설을 읽고 나면, ‘이건 어른이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황영미 작가의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역시 그런 책이다. 학급 내 왕따, 사회적 시선, 자기 존재에 대한 혼란… 그 모든 것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 책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책을 덮는 순간, 나는 내 학창 시절의 어딘가로 되돌아간다. 말하지 못하고 삼킨 마음, 친구들과의 거리감, 혼자였던 교실의 공기.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그런 마음을 건드리는 책이다. 1. 왕따의 이름은 체리새우, 그 아이의 이야기소설의 주인공 ‘혜진’은 평범한 중학생이다.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친구와 어울리며, 집과 학교 사이를 오가는 지극히 일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
2025. 7. 3.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조용하지만 깊게, 삶을 위로하는 문장들
어떤 책은 시끄럽지 않다. 요란한 주장도, 과장된 위로도 없이 조용히 곁을 지킨다. 하지만 그 조용함이 오히려 마음을 더 깊이 울린다. 이석원 작가의 신작 산문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바로 그런 책이다.이 책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설명하기 어렵고 드러내기 힘든 마음의 결들을 차분히 포착한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왠지 읽는 내내 울컥하게 만들고, 스스로도 몰랐던 감정을 끄집어내게 하는 힘이 있다. 1.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간다”이 책의 제목이자, 중심을 이루는 정서는 ‘희미한 빛’이다. 어쩌면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강렬한 확신이나 찬란한 성공보다, 희미하지만 잃지 않은 무언가에 기대어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그 빛을 ‘사랑’, ‘기억’, ‘그리움’, ‘미안함’, ‘기다림..
2025. 7. 2.